2023년의 두 발표에서 내가 직접 정의하거나 풀어 설명한 개념을 항목 단위로 다시 모았다. 슬라이드 순서와 무대 발화 순서를 따르는 다른 원자료와 달리, 여기서는 순서를 버리고 같은 개념을 한자리에 묶었다. 6월과 11월에 걸쳐 나온 개념은 하나의 항목 안에서 다루고, 다섯 달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함께 적었다. 근거는 두 발표의 슬라이드이며, 덱에 정의나 설명이 없는 용어는 넣지 않았다.
발표 순서를 버리고 개념으로 묶었다.
슬라이드를 따라가는 원자료 페이지, 무대 발화를 옮긴 발화 기록과 달리
여기서는 같은 개념이 두 발표에 걸쳐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한 항목 안에 놓았다.
각 항목에는 발표 자료의 몇 번째 장에 근거가 있는지 붙였다.
t1 은 6월 자료, t2 는 11월 자료다.
모두에게 주어진 창의성(creativity)
발표를 여는 전제로 놓은 개념이다. 무한한 조합을 만들어내는 마스터빌더와 완성된 형태를 그대로 굳혀 두려는 쪽의 대립을 영화 한 편에서 가져와 창의성의 문제로 옮겼다. 브릭 시스템이 인기 IP와 결합한 제품으로 늘어나는 동안 창의성이라는 핵심 철학과 IP의 완결성이 충돌한다고 보았다. 그 반대편의 방식으로, 제안과 디자인 단계를 사용자에게 열어 두고 다른 서포터즈 1만 명을 설득하면 아이디어가 채택되는 절차를 함께 놓았다.
다수 구성원이 가진 창의성의 총합을 쓰고, 각자의 기여도에 대해 공정하게 보상하고 분배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웹3의 커뮤니티와 거버넌스에 이어 붙을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적고, 이것을 인간 중심으로 회귀하는 문화라고 불렀다. 그 앞에는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과 결합성(composability), 무신뢰성(trustless), 개방성(openness)을 웹2에서 웹3로 이어지는 차별 요소로 나열해 두었다. 기술 자체보다 그 위에서 생기는 문화적 발전 방향에 무게를 두었다.
참여가 어떤 순서로 일어나는지를 일곱 단계로 펼친 것이다. PFP NFT로 계정을 소유하는 1단계에서 시작해 보유 자격으로 독점 워크숍에 들어가고, 실습과 멘토링을 거치고, 수료를 통해 학기제 프로그램에 선발되고, 배움과 참여와 투표로 합류하고, 분야별 전문가와 브랜드와 협업하고, 브랜드와 상품의 성장에 함께 기여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아바타와 아이템의 소유에서 시작된 경험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간다는 조건, 그리고 전 과정이 블록체인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조건을 매 단계에 같이 적어 두었다.
코-크리에이션이 하나하나의 행위에 머무르지 않고 플랫폼이 되는 단계를 가리킨다. IP를 홀더에게 열고 3D 파일과 편집 도구를 배포해, 전문 기술 없이도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한 사례를 모았다. 거기서 나온 창작물이 영상과 게임, AR 필터, 파생 웨어러블로 퍼졌고, 게임 엔진 기반 에디터에서는 개인과 브랜드가 같은 자리에서 만나는 형태까지 나왔다.
참여한 결과가 수익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세 가지 방식으로 비교했다. 제품을 외형과 패턴, 컬러, 이펙트 같은 구성 요소로 쪼개 기여자마다 지속적으로 분배하는 방식, 구매자가 조합을 확정해 발행하면서 코-크리에이터 자격을 얻고 2차 거래마다 몫을 받는 방식, 브랜드가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제품 개발에 넣고 로열티를 계약으로 정하는 방식이다. 만든 사람과 판 사람만이 아니라 산 사람도 분배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앞선 지점으로 보았다.
소유한 아바타에 지능과 목소리를 더하려는 시도를 2023년의 새 방향으로 놓았다. 클라우드 기반 아바타 엔진을 CloneX에 결합하면, 나를 대신하는 이미지에 머물던 아바타가 가상세계에서 스스로 행동하는 쪽으로 넘어간다고 보았다. 성격과 지식을 텍스트로 정의해 게임 속 인물로 내보내는 개발자 플랫폼도 함께 놓았는데, 정해진 스크립트를 벗어난 대화가 가능해지는 대신 개연성 있는 세계관을 유지하는 데는 제약이 생길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참여의 결과가 운영 결정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마지막 절에 두었다. 팬의 활동과 기여도에 따라 블록체인 위의 토큰을 나눠 주고, 팬은 그 토큰을 써서 투표하고, 투표 결과가 그룹 운영의 핵심 방향을 정한다는 세 줄로 정리했다. 그때까지의 투표 시스템이나 거버넌스가 보여주지 못한 발전 방향으로 보았고, 같은 방식이 엔터테인먼트 밖의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크리에이션을 이어 가려면 무엇을 근거로 사람을 알아볼 것인가에 대한 답으로 꺼낸 개념이다. NFT가 희소성에서 유틸리티와 상호작용으로 넘어온 다음 단계는 아이덴티티와 멤버십이라고 보았고, 중앙화된 거래소에 맡겨 둔 자산은 블록체인 위의 소유로 치지 않았다. 계정과 지갑과 자산이 따로 놀던 상태에서 NFT 자체가 계정이자 지갑이 되는 쪽으로 옮겨 가는 것을 그 조건으로 들었다.
6월 → 11월6월에는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의 자리에 두었다. 11월에는 캐릭터가 자산을 직접 보유하고 애플리케이션에 스스로 접속하는 주체로 그려져, 전망이 아니라 작동하는 구조로 제시됐다.
ERC-721로 발행된 NFT를 스마트 컨트랙트 월렛으로 전환해, NFT가 다른 NFT와 토큰을 직접 보유하게 하는 방식이다. PFP NFT를 웹2에서 쓰던 계정과 비슷한 것으로 다루고, 그 안에 다른 NFT와 스테이블코인, 토큰을 담을 수 있게 된다고 정리했다. 2023년 시점에 나는 이것을 코-크리에이션의 다음 단계를 떠받치는 기술로 보았다.
6월 → 11월6월에는 표준의 이름과 작동 방식을 소개하는 데서 멈췄다. 11월에는 캐릭터 한 명 아래에 방과 소지품과 통화가 계층으로 매달리고, 방이 다시 세 조각으로 갈라져 목걸이와 장치를 품는 구조도로 옮겨 갔다.
프로필 이미지로 쓰이는 NFT를 가리킨다. 6월에는 코-크리에이션의 1단계, 곧 계정을 소유하는 자리에 놓았고, 아바타와 아이템을 갈아입을 수 있는 개방형 시스템의 본체로 다뤘다. 11월에는 온체인 스토리텔링의 세 번째 도구로 다시 꺼내, 2,400픽셀짜리 이미지 한 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그 안에 들어찬 픽셀 초상들을 보이고 그중 한 명에게 낮과 밤의 다른 인격을 부여했다.
6월 → 11월6월의 PFP는 소유와 참여의 출입구였다. 11월에는 값이 오르내리는 거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세계에 태어난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쪽으로 옮겨 갔다.
메타버스를 현실 위에 덧입혀지는 가상과 가상에서 현실로 나오는 방향 양쪽으로 보고, 그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을 한 절로 다뤘다. 6월에는 물건 쪽에서 접근했다. 현실의 신발을 아바타가 입는 디지털 웨어러블로 옮기고, 반대로 실물 의류에 심은 태그를 인식해 디지털 자산을 받아 가는 양방향을 나란히 놓았다.
6월 → 11월11월에는 물건 대신 시점을 다뤘다. 현실의 조형물을 사진으로 덮은 작업 앞에서 가상의 이미지가 시작되는 지점, 벗겨져 현실의 표면이 드러난 지점, 심하게 왜곡되어 보이는 지점을 따로 표시하고, 투명한 경계면에 서 있는 사람들의 감정까지 관찰의 대상으로 적었다.
방문 전과 현장과 방문 후로 나뉜 경험 사이의 빈자리를 잇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가 도시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것과 도시가 우리를 기억하고 응대해 주는 것을 나란히 놓고, 뒤쪽이 비어 있다고 보았다. 어느 도시를 가든 첫 자리는 랜드마크나 메인 쇼가 차지하고 그 둘레의 시설은 흩어져 분절돼 있으므로, 구역 안쪽과 구역 사이, 그리고 방문 전후를 잇는 자리에 각각 브리지를 세웠다. 그렇게 이어진 경험이 재방문과 재구매로 돌아오는 순환을 그렸고, 그 과정에서 기술은 철저히 숨고 이야기만 드러나야 한다는 조건을 함께 적었다.
방문객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푸는 것이 언맷 니즈라면, 스스로 무엇이 필요한지 아직 깨닫지 못한 자리가 히든 니즈다. 디지털 레이어가 맡을 수 있는 몫을 그 두 층으로 나눠 도식 안에 적었다. 11월 발표에서는 온체인 스토리텔링을 정의할 때도 이 둘을 해소해 주는 것을 조건으로 다시 걸었다.
디지털 경험을 강화하는 비기술적 요소로 스토리텔링과 함께 든 개념이다. 경계를 넘어선 다음에는 안과 밖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그 행동을 이어 가게 되는 영역을 가리킨다. 디지털 경험이 퍼지기 전에는 그 영역이 가상 쪽에 작게 갇혀 있고 인식의 지점이 경계에 붙어 있었는데, 퍼진 뒤에는 원이 현실과 가상을 함께 감싸도록 넓어지고 인식의 지점도 바깥으로 물러난다고 두 그림으로 대조했다. 어른보다 아이들이 그 경계를 훨씬 자유롭게 넘나든다고 보았다.
현실세계의 특정 위치를 게임이 쓸 수 있는 형식으로 정의해 둔 지점이다. 한 번 만들어진 POI는 그 위에 올라오는 여러 IP의 게임으로 옮겨 가며 반복해서 쓰인다고 정리했다. 같은 장소가 게임마다 다른 의미와 다른 가치, 다른 기능을 가지므로, 하나의 장소 위에 얹히는 디지털 레이어는 늘어나고 겹칠 수 있다고 보았다.
디지털 안에 쌓인 경험을 다음 세대로 넘겨주는 것을 가리킨다. 여러 도시를 다니며 잡고 키운 것들과 그 이야기가 한 계정에 쌓였고, 나는 그 계정을 아이에게 물려주었다. 세대가 다른 게임 타이틀 사이에서 캐릭터를 보관하고 전송하는 시스템, 전송 과정에서만 얻을 수 있는 보상까지 이미 마련돼 있다는 점을 함께 놓았다. 다만 계정을 넘기는 것 자체가 약관 위반이고 적발되면 그동안 모은 것을 전부 잃으므로, 완벽한 소유라는 개념이 그 플랫폼에는 없다는 데서 다음 절로 넘어갔다.
디지털 콘텐츠에 영속성(permanence)과 불변성(immutability)을 더하는 처리를 가리킨다. 콘텐츠가 상호작용성과 동기성을 얻어 온 흐름을 하나의 좌표로 그리고, 그 두 속성이 좋은 성질이면서도 콘텐츠를 휘발적으로 만들었다고 보았다. 그래서 같은 축 안에서 더 움직이는 대신 축 바깥으로 한 번 나가는 전환을 두고, 휘발성과 가변성의 반대편에 영속성과 불변성을 세운 두 번째 좌표로 옮겨 놓았다. 특정 조직의 서버 안에 있을 때 사라지던 것이 그 처리를 거치며 다른 형태의 콘텐츠가 된다는 것이 요지다.
기술로서의 블록체인에만 머무르지 않고 에셋 판매와 리워드 제공에만 초점을 두지도 않으면서,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도구로 쓰이며 사람들의 언맷 니즈와 히든 니즈를 해소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온체인화를 거쳐 영속성과 불변성이 더해진 콘텐츠를 다루는 기법이고, 도구는 다섯으로 나눴다. 세계관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Cinematic, 캐릭터가 자산을 직접 보유하게 하는 TBA, 인물의 얼굴이 되는 PFP, 캐릭터가 스스로 접속해 음원을 내는 Dapp, 현실의 자리에 캐릭터를 세우는 IRL이다. 마지막에는 온체인 히스토리라는 말로 넘어가, 쌓인 이야기에 영속성과 불변성이 들어가면 세대를 거듭하며 남는 기록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